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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인근 산촌 여행 (양구, 곰취요리, 축제)

by memo8541 2026. 1. 16.

DMZ 인근 산촌 여행 관련 사진
DMZ 인근 산촌 여행 관련 사진

강원도 양구는 지도에서 보면 DMZ와 맞닿은 듯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실제로 가 보면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산촌이죠. 봄이 되면 이 조용한 마을이 잠시 활기를 띠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곰취축제 시즌입니다. 산에서 내려온 봄나물이 식탁에 오르고, 곰취 요리 체험과 산촌 먹거리 축제가 함께 열리며, “오늘은 몸에 좋은 거 먹으러 가자”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기예요. 이번 글에서는 양구 곰취축제를 중심으로, DMZ 인근 산촌 여행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지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곰취 요리 체험존, 산나물이 ‘반찬’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는 시간

축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 중 하나가 곰취 요리 체험존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그냥 ‘요리 체험’ 같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분위기가 달라요. 평소 밥상 한쪽 반찬으로만 보던 산나물이 이곳에서는 상의 한가운데로 올라옵니다. 곰취를 씻고, 데치고, 무치고, 밥을 싸 먹는 과정을 직접 해 보며 “우리가 늘 먹던 밥상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체험존에서는 곰취와 기본 양념이 준비되어 있고, 현장 진행자분이 순서를 알려 줍니다. 소금 간을 살짝 한 물에 곰취를 데치고, 찬물에 헹군 뒤 꼭 짜서 양념에 무치거나, 생잎 그대로 밥을 싸 먹어보기도 합니다.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요리를 잘 못해도 금세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완성도보다, 손으로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는 그 ‘감각의 경험’이에요.

곰취 향은 생각보다 은근합니다. 깻잎처럼 강하지도, 상추처럼 밋밋하지도 않은 중간쯤의 향. 한 입 먹으면 입안에 봄기운이 살짝 퍼집니다. 여기에 된장·고추장·참기름 같은 익숙한 양념이 어우러지면 “이걸 반찬으로만 먹긴 아까운데?” 싶은 생각이 들어요. 평소 나물 잘 안 먹는 사람도 이상하게 젓가락이 계속 갑니다.

아이와 함께 왔다면 이 체험을 단순한 ‘요리 놀이’가 아니라 작은 공부로 바꿔 보세요. 우리가 먹는 나물이 어디서 자라고, 어떻게 손질되며, 어떤 향을 품고 있는지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 되니까요. 집으로 돌아와 마트에서 곰취를 마주쳤을 때, “이거 양구에서 했던 거네” 하고 떠올리게 될 기억 하나가 생깁니다.

체험의 또 다른 즐거움은 옆자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간다는 점입니다. “우리 집은 이렇게 무쳐요”, “산마늘이랑 섞으면 맛있어요” 같은 이야기가 오가며 금세 친근해지죠. 손으로 무언가를 함께 만들다 보면, 모르는 사람과도 말이 쉽게 트이는 법입니다.

곰취 요리 체험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진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갑 끼고 나물 만지다 보면 휴대폰을 들 시간조차 아까워지거든요. 체험이 끝난 뒤 완성된 접시나 함께한 사람 얼굴 정도만 남겨도 충분합니다. 손끝에 남은 나물 향과 밥 위로 피어오르는 김 냄새가 그 어떤 사진보다 오래 남을 거예요.

산촌 먹거리 축제, 곰취 한 장에 밥과 국이 다 들어 있는 맛

곰취축제의 또 다른 중심은 역시 ‘먹거리’입니다. 축제장 한쪽에는 곰취 비빔밥, 곰취 쌈밥, 곰취 전, 곰취 묵, 곰취 장아찌 등 각종 요리가 줄지어 있고, 다른 쪽엔 지역 어르신들이 준비한 산촌 음식들이 자리합니다.

이곳에서 먹는 비빔밥은 단순한 밥 한 그릇이 아닙니다. 곰취, 참나물, 고사리, 고비 같은 봄나물이 한데 어우러져 향부터 다릅니다. 양구 쌀로 지은 밥에 된장, 고추장, 참기름이 더해지면 첫 숟가락에서 “아, 이게 진짜 봄맛이구나” 싶어요.

곰취 쌈밥도 인기 메뉴입니다. 상추쌈보다 부드럽고 향이 길게 남습니다. 따뜻한 밥 한 숟가락 위에 쌈장을 살짝 올리고, 곰취 잎으로 감싸 입에 넣으면 봄 산의 향과 밥의 온기가 한꺼번에 퍼집니다. 반찬이 많지 않아도 전혀 허전하지 않아요. 곰취 한 장에 밥, 국, 반찬이 다 들어 있는 느낌입니다.

축제장에는 곰취 외에도 지역 농산물과 가공식품이 다양하게 판매됩니다. 말린 곰취, 장아찌, 곰취 가루,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 등. 한두 가지만 사 와도 집에서 오랫동안 ‘양구의 맛’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비빔밥을 만들 때 향이 퍼지면 그날의 축제장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죠.

이 먹거리 축제의 진짜 매력은 음식 그 자체보다 현장 분위기에 있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서 된장국이 끓고, 한쪽에선 전을 부치는 소리가 바쁘게 들리고, 나물을 다듬는 손놀림이 분주하게 이어집니다. 기다리던 사람들도 음식 앞에 서면 금세 얼굴이 풀리죠. “조금만 더 주세요”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느긋하고 따뜻한 공간입니다.

팁을 하나 주자면, 처음부터 욕심내서 많이 시키지 마세요. 곰취 쌈밥 한 그릇, 나물 비빔밥 하나, 곰취 전 한 접시 정도면 충분히 배가 찹니다. 간이 세지 않은 대신 나물 양이 넉넉해서 생각보다 금세 포만감이 오거든요. 여러 가지를 조금씩 나눠 먹으며 “이건 우리 입맛에 맞네” 하는 식으로 즐기면 훨씬 만족스럽습니다.

건강 테마 여행, 북쪽 산촌에서 느긋하게 하루 보내는 법

양구 곰취축제는 겉보기엔 ‘먹거리 축제’ 같지만, 들여다보면 건강 테마 여행에 가깝습니다. DMZ 근처의 산촌이라 공기가 맑고, 높은 건물이 거의 없어 시야가 트여 있어요. 차에서 내리는 순간, 도시에서 잔뜩 긴장했던 어깨가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 듭니다.

하루 코스를 잡는다면 아침에 양구로 들어와 곰취축제장에서 점심을 즐기고, 오후엔 주변 자연을 천천히 둘러보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근처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걷거나, 차로 조금 더 가서 소양강이나 DMZ 전망대 부근을 들러도 좋습니다. 꼭 등산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숨이 덜 차는 정도의 오르막만 걸어도 공기 질이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건강 여행이라고 해서 요가나 명상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양구 같은 산촌에서는 그저 ‘걷고 먹고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됩니다. 휴대폰을 잠시 주머니에 넣고, 숲길을 따라 20~30분만 걸어 보세요. 흙 밟는 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만으로도 마음이 빠르게 차분해집니다.

부모님과 함께 오기에도 딱 좋습니다.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산촌에서 몸에 좋은 밥 한 끼를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 충분히 특별하거든요. 바쁜 일정 없이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는 여행이 오히려 어르신 체력에도 잘 맞습니다.

젊은 세대에게도 양구는 좋은 리셋 여행지입니다. 늘 카페나 맛집만 찾아다니다 보면 사진은 남는데 몸은 더 피곤해지죠. 양구에서는 화려한 간판 대신 속이 편한 밥과 맑은 공기가 남습니다. 도시로 돌아와서도 며칠 동안 몸이 가벼운 느낌이 이어집니다.

건강 테마 여행이라고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번엔 ‘많이 보는 여행’이 아니라, ‘조금 덜 먹고, 천천히 먹고, 잘 쉬는 여행’이면 충분합니다. 양구 곰취축제는 그 방향을 잡아주는 여행입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괜히 몸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면, 이미 성공한 여행이에요.

양구 곰취축제는 곰취 요리 체험존에서 시작해, 산촌 먹거리 축제, 그리고 DMZ 인근의 맑은 공기를 느끼는 건강 여행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속 편한 밥과 깨끗한 공기, 조용한 풍경이 하루를 가득 채워 줍니다. “올봄엔 몸에 좋은 걸로 챙겨 먹고, 산골 공기 좀 마시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도 위 양구에 조용히 동그라미를 그려 두세요. 산나물 한 장이, 생각보다 오래 남는 봄의 기억 하나를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