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되면 귤이나 딸기도 좋지만, 우리나라 전통 겨울 간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곶감입니다. 그중에서도 경북 상주는 예부터 곶감의 고장이라 불릴 만큼 품질과 생산량 모두 최고 수준을 자랑하죠.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상주 곳곳에는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이 이어지고, 이 시기에 맞춰 열리는 것이 바로 상주 꽃감(곶감) 축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주 꽃감축제의 분위기와 함께 상주 곶감의 유래, 주변 관광지, 그리고 서울·수도권 기준 상주로 가는 방법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올겨울,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국내 겨울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상주를 여행코스에 올려둘 만합니다.
상주 꽃감축제,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주홍빛 풍경
상주 꽃감축제(전통 곶감축제)는 대체로 늦가을부터 초겨울, 감을 깎아 매달아 말리는 시기에 맞춰 열립니다. 정확한 날짜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지만, 보통 11월 말에서 12월 사이 주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장소는 상주시내 또는 곶감 주산지 마을 일대에서 열립니다. 2026년 구체 일정은 상주시청이나 축제 공식 안내 페이지를 한 번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축제장을 찾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주홍빛 감이 촘촘하게 매달린 풍경입니다. 마치 주황색 커튼을 길게 늘어뜨린 것처럼 건조장마다 감이 가득 매달려 있고, 햇볕을 받으며 서서히 색을 바꿔 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리는 감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진부터 찍게 되죠. 실제로 축제 기간에는 곶감 건조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축제 현장에서는 전통적인 곶감 만들기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체험도 마련되는 편입니다. 껍질을 벗긴 감을 줄에 꿰어 매다는 과정, 일정 기간 말린 뒤 꾹꾹 눌러가며 모양을 잡는 과정 등, 평소에는 보기 힘든 작업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죠. 일부 부스에서는 직접 감 껍질을 깎아보는 체험이나, 막 말려가는 감을 맛보는 시식 프로그램도 운영되곤 합니다.
물론 빠질 수 없는 것이 판매 부스입니다. 축제장에는 상주 곳곳에서 모인 곶감 농가들이 자신들의 곶감을 직접 들고 나와 판매를 합니다. 크기와 당도에 따라 등급이 나뉘고, 모양이 반듯한 선물용 곶감부터 조금 못생겼지만 저렴한 가정용 곶감까지 다양하게 살 수 있습니다. 농가와 직접 이야기하면서 고르는 재미도 있어, 단순히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곶감만 파는 것은 아닙니다. 상주에서 생산되는 사과, 쌀, 잡곡, 한과, 전통주 등 각종 농특산물도 함께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연말 선물이나 집에 둘 먹거리를 챙기기에 좋은 기회가 됩니다.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간단한 먹거리 부스에서는 따뜻한 국물 요리, 지짐, 전통 간식 등을 맛볼 수도 있어, 축제를 천천히 둘러보며 상주 겨울의 공기와 먹거리를 함께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상주 곶감 유래, 왜 이렇게 유명해졌을까
상주 곶감이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많이 생산해서”가 아닙니다. 먼저 상주의 기후와 지형이 곶감을 만들기에 딱 맞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비교적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편이라, 감을 말릴 때 곰팡이가 슬지 않고 천천히 수분이 빠지면서 과육이 쫀득하게 농축됩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지형 특성상 안개와 햇볕의 조화도 곶감 건조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상주의 곶감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 지역에서 감 재배가 활발했고, 남은 감을 보관하기 위해 말려 먹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곶감이 귀한 간식이자 중요한 겨울 저장식량이었기 때문에, 집집마다 감을 깎아 처마 밑이나 마당에 매달아 말리는 광경이 흔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상주 하면 곶감”이라는 인식이 점점 굳어졌고, 오늘날에는 상주 곶감이 국가적으로도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곶감이라는 이름도 재미있습니다. ‘말린 감’을 뜻하는 순우리말처럼 느껴지지만, 감이 꽃처럼 곱고 예쁘게 말라간다고 하여 ‘꽃감’이라고 부르는 표현도 상주에서 흔히 사용합니다. 실제 축제 이름도 ‘꽃감축제’, ‘곶감축제’ 두 표현이 함께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홍빛 감들이 줄줄이 매달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꽃 대신 감이 피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전통적으로 곶감은 겨울 간식이자 차와 함께 곁들이는 다과, 설·명절 선물용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쫀득한 식감과 진하게 농축된 단맛 덕분에 아이들 간식으로도 인기가 많았고, 나이가 있는 세대에게는 어릴 적 추억과 연결된 음식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곶감을 단순히 그대로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곶감말이, 곶감치즈롤, 곶감 디저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주 곶감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전해 온 음식입니다. 단순히 “달고 맛있는 감 말린 것”을 넘어, 상주라는 지역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 겨울을 준비하던 지혜 같은 이야기까지 함께 담고 있는 셈입니다. 축제를 통해 곶감을 맛보고, 그 유래와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알고 나면, 선물용으로 곶감을 고를 때에도 느낌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상주 꽃감축제 코스, 주변 관광지와 가는 방법
상주 꽃감축제를 중심으로 하루 또는 1박 2일 코스를 짜보면, 생각보다 알찬 겨울 여행이 됩니다. 우선 상주로 가는 방법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상주에는 아직 KTX 역이 없어,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서울 기준으로는 동서울·센트럴시티(서울고속버스터미널)·남부터미널 등에서 상주행 버스가 운행되며, 보통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약 2시간 30분 내외가 소요됩니다(시간대·교통 상황에 따라 차이 있음). 상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뒤에는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축제장과 주변 관광지로 이동하면 됩니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IC, 남상주IC 등을 통해 진입하면 되고, 축제 기간에는 안내 현수막과 임시 주차장 안내가 함께 제공되는 편이라 내비게이션만 잘 찍어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농촌 지역 특성상 도로가 좁은 구간도 있어, 축제 기간 주말에는 주차와 진입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축제와 함께 즐길 만한 상주 주변 관광지로는 먼저 상주 경천대 일대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낙동강 절벽 위에 자리한 경천대는 예부터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유명합니다. 겨울철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시야가 더 탁 트여, 강줄기와 절벽, 주변 산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사진 몇 장 찍고, 강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면 상주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상주 자전거박물관과 낙동강 자전거길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은 코스입니다. 자전거박물관에서는 자전거의 역사와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들을 관람할 수 있고, 날씨와 시간만 허락한다면 대여 자전거를 이용해 주변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곶감축제로 먹었던 당분을 자전거 타면서 조금 태워보는 셈이죠.
조용한 사찰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남장사 같은 사찰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겨울 산사의 고요함과 차분한 공기가 축제장의 활기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상주 시내 쪽으로 돌아오면 상주 향교나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걸어보는 소도시 산책 코스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하루 일정으로는
오전 – 상주 꽃감축제 관람 및 곶감·농특산물 구입
점심 – 상주시내 식당에서 한식, 곶감 활용 디저트나 후식
오후 – 경천대, 자전거박물관, 사찰·향교 등 주변 관광지 방문
이 정도로 묶으면 크게 무리 없이 알찬 코스가 됩니다.
1박 2일이라면 첫날에는 축제와 시내·근교 관광, 둘째 날에는 문경새재나 인근 다른 도시(문경, 구미, 예천 등)를 함께 엮어 넓은 권역의 겨울 여행을 즐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처럼 상주 꽃감축제는 그 자체로도 볼거리가 있지만, 경북 내륙권 여행의 중심 거점으로 삼기에도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주 꽃감축제는 단순히 곶감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겨울 상주가 가진 색과 이야기, 사람들의 삶이 한데 모이는 자리입니다. 주홍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 속을 걸어 보며 곶감의 유래를 알고, 상주 곳곳을 함께 둘러보면 “곶감 한 알”이 달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올겨울, 번잡한 도시 대신 좀 더 소박하고 따뜻한 여행을 원한다면 상주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 봉지 곶감과 함께 돌아오는 길이 조금 더 든든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