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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남도 핫플, 직접 다녀온 무안 숭어 축제 후기

by memo8541 2026. 1. 10.

무안 숭어 축제 관련 사진
무안 숭어 축제 관련 사진

한겨울이면 눈 쌓인 산을 떠올리지만, 남도 사람들에게 겨울은 바다로 떠나는 계절이에요. 2026년 1월, 전라남도 무안에서 열리는 숭어축제는 겨울 바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 축제죠.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따뜻한 인심이 넘치고, 싱싱한 숭어회를 바로 맛볼 수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겨울 남도의 ‘핫플’입니다. 저는 작년에도 다녀왔는데, 올해는 규모가 더 커지고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해져서 한층 기대가 되더라고요.

남도 겨울바다 처음이라면, 무안부터

이번 여행은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차로 남쪽으로 쭉 내려갔습니다. 내비에 찍어보니 대략 네 시간 정도. 고속도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눈 대신 논과 갯벌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아, 이제 남도구나” 하는 느낌이 와요.

축제는 무안군 해제면 쪽, 홀통해변 일대에서 열립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바다 쪽으로 걸어 내려가는데, 겨울바다 특유의 약간 차갑고 짠 냄새가 확 올라옵니다. 북쪽 바다처럼 칼바람이 부는 느낌은 아니고, 코끝이 약간 시원해지는 정도라서 패딩에 목도리 정도면 충분히 견딜 만했어요.

해변 쪽으로 내려가니 이미 사람들은 한참 체험 중이더라고요. 어디선가 마이크 소리, 아이들 웃는 소리, 어딘가에서는 생선 굽는 냄새까지 섞여서 “아 여기가 축제구나” 실감이 났습니다.

숭어축제 현장, 생각보다 훨씬 시끌벅적함

무안 숭어축제의 포인트는 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직접 보고, 직접 잡고, 바로 먹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맨손으로 숭어를 잡는 체험장이었어요. 물이 담긴 큰 풀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데, 다들 비슷한 방수복을 입고 숭어를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구경만 해도 웃음이 나요. 아이들이 물 튀기면서 뛰어다니고, 아빠들은 진지하게 손으로 한 마리라도 더 잡으려고 집중 모드 들어간 그 느낌, 딱 상상하시는 그 장면 맞습니다.

저는 물에 들어갈 용기까지는 안 나서 대신 옆에서 사진 찍으면서 구경만 했는데, 생각보다 숭어가 빠르더라고요. 잡힌 숭어들은 바로 옆 부스로 옮겨져서 회나 구이, 탕으로 변신합니다. “방금 저기서 뛰어다니던 그 녀석을 지금 먹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거의 안 걸립니다.

그 밖에도 전통 그물질 체험, 작은 낚시 체험, 해산물 전시 부스 같은 것도 있습니다. 중간중간 포토존이 있어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도 좋았고요. 날만 너무 춥지 않다면 아이 데리고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꽤 알찬 구성입니다.

솔직 후기: 숭어,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

이제 중요한 부분, 먹는 이야기입니다.
축제장 근처에는 ‘숭어회 전문’ 간판을 단 식당이 여럿 모여 있는 구역이 있어요. 흔히 말하는 숭어회마을 같은 분위기입니다. 아무 데나 들어가도 회는 기본으로 깔리는 느낌이고요.

저는 기본 숭어회 + 숭어탕 세트로 주문했습니다. 먼저 회부터 나왔는데, 색이 조금 탁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투명하고 단단한 느낌이더라고요. 한 점을 초장 대신 된장소스에 찍어서 먹어보니, 처음 드는 생각이 “어? 전혀 안 비리네?”였습니다. 광어나 우럭처럼 익숙한 회와는 다른 식감인데,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너무 질기지도 않은 딱 중간 어디쯤. 씹을수록 은은하게 고소한 맛이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숭어탕은 아주 진한 스타일은 아니고, 맑은 국물에 매운맛이 살짝 도는 정도였습니다. 겨울 바다바람 좀 맞고 들어와서 한 숟갈 뜨면 몸이 슬슬 다시 풀리는 그 느낌, 딱 그 정도예요.

구이는 바삭한 껍질 덕분에 술안주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는 운전 때문에 술은 패스하고 밥이랑 같이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탕→구이 순으로 추천합니다.

축제만 보고 돌아오면 아쉬운 무안 주변 코스

“여기까지 내려왔는데 축제만 보고 바로 올라간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서 주변도 조금 둘러봤습니다. 시간을 많이 잡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더라고요.

먼저 들른 곳은 회산백련지입니다. 연꽃 시즌과는 거리가 먼 겨울이지만, 오히려 이때가 더 조용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어요. 넓게 펼쳐진 연못 위로 겨울 햇살이 내려앉는데, 사진 몇 장 찍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산책하기에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무안황토갯벌센터를 살짝 들렀습니다. 아이와 같이 왔다면 여기서 갯벌 체험이나 해양 생태 전시도 한 번 보는 걸 추천합니다. 단순히 축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 이 지역이 이런 곳이었구나” 감이 조금 더 잡힙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마지막에 도리포 쪽 일몰도 한 번 보는 걸 추천합니다. 바다 위로 해가 천천히 떨어지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색감이 더 진합니다. 축제장의 시끄러운 분위기와는 또 다른, 조용한 마무리 코스로 좋았어요.

무안에서 뭐 먹을까? 제가 들른 곳 기준으로

딱 한 군데만 가기 아깝고, 숭어 말고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어서 몇 군데 더 찾아봤습니다.

숭어회는 축제장 근처 숭어회 식당 아무 데나 들어가도 기본 이상은 하는 느낌이었어요. 사람 많은 곳이 그나마 실패 확률이 적었습니다.

점심으로 숭어회를 먹었다면 저녁에는 한우나 국밥 쪽도 괜찮습니다. 지도에 “한우”만 검색해도 몇 군데 나오는데, 무안 쪽은 밑반찬이 워낙 잘 나와서 어딜 가도 상차림이 푸짐한 편입니다.

전통시장은 그냥 지나치기 아깝습니다. 감자전 한 장, 메밀전병 하나만 먹어도 “아, 남도 왔구나” 하는 느낌이 와요. 젓갈이나 건어물 파는 가게들도 많아서 집에 가져갈 거 사기에도 좋습니다.

마무리: 이번 겨울, 눈 대신 바다 보는 것도 괜찮다

정리해보면, 무안 숭어축제는
얼음 위가 아니라 바다 앞에서
바로 잡은 숭어를 그 자리에서 먹어보고
축제 + 여행 + 먹거리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꽤 실속 있는 겨울 코스였습니다.

“겨울 여행 = 눈”이라는 공식에서 잠깐 벗어나 보고 싶다면, 남도 바다로 내려와서 숭어 한 점, 뜨끈한 탕 한 그릇, 노을 한 번 보고 올라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이번 겨울에 남쪽으로 한 번 내려갈 계획이 있다면, 일정표 한쪽에 “무안 숭어축제”를 조용히 써 넣어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